생활, IT 팁

고시원 생활 2달 후기 및 팁

티오 2018. 6. 2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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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서 마무리로 정말 아무생각도 없이 공부만 파고들 요량으로 고시원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고시원 가격을 보고 서울에 한 달에 17만원짜리도 있어서 밥도 주고, 샤워실도 있으면 하루 5000원 가량이니까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적절한 가격에 버텨볼만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근데, 막상 가보니 정말 표정 관리가 안됐습니다. 외창문 없는 고시원은 정말 버틸만한 곳이 못됩니다. 일단 한 층에 빽빽하게 거의 가림막 수준으로 하니까 햇빛이 들어올만한 곳이 전혀 없습니다. 어둡다 어둡다 말만 들었는데 진짜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이런 정몽준처럼 멘붕한 표정이 절로 나옵니다. 

근데, 이 짤 다른 사진을 보니 제가 원래 살던 방보다 훨씬 좋네요? 샤워시설도 있고...

물론, 이것저것 다 같다 놓아야하니 쾌적도는 많이 다르겠지만요.

저였으면 20만원에 이 정도 방이면 절하면서 살았을 듯합니다.


  원래부터 집에서 공부만 할 때도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서만 지내는 터라 아무리 좁아도 침대도 있으니 버텨볼만할 것 같았는데 막상 보니 버틸 자신이 전혀 없었습니다. 나름 낙천적인 성격이라 생각하는데 저기서 살면 우울증 무조건 올 것 같았습니다. 폐쇄공포증이란 게 전혀 없는데 보는데 폐쇄공포증이 올 것 같았습니다


  20평대 아파트 큰방1 작은방 2개인 곳에서 사는데 방 크기가 보통 가로세로 3m정도라 그리 크지도 않은 방에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요. 생각보다 햇빛과 환기가 무척 중요했습니다. 고시원을 생각하신다면 무엇보다 환기와 햇빛이 중요합니다.


  그래도 환기는 창문이 없어도 문을 열어 놓으면 되지 않을까?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애초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층이라 고시원 문을 열어놔도 환기가 잘 안됩니다. 그러면 사람이 살면서 생기는 특유의 높은 체온과 체취 그리고 취사까지 섞인 냄새가 나는데... 욕이 절로 나옵니다. 이런 공간에서는 자신의 방을 열어놓는다고 절대 해결이 안 됩니다. 오로지 바깥 창문을 통해서 환기를 해야 합니다


  여기서 오래 살면 공기만으로도 병에 걸리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그래서 17만원짜리 방은 포기하고 28만원짜리 외창문이 있는 방으로 바로 넘어갔습니다. 이제는 도저히 못 버틸 곳에서 그나마 버틸만한 곳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소음 같은 부분이야 이어폰도 있고 사람들과 부딪힐만한 부분도 시험 준비 때문에 오전 중에 해결하면서 어떻게든 살았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고시원 생활은 절대 오래 못하겠습니다. 방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되도 복도가 2명 동시에 서면 꽉 차는 공간이라 이건 불나면 그냥 죽겠구나라는 압박감이 절로 듭니다이것도 은근히 스트레스였습니다당연하게도 대낮인데도 복도가 무척 어둡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이 들었던 게 위에 적어놓았던 가로세로 3m급 제방이 고시원급으로 따지면 30만원이 넘게 나올만한 방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특히 큰 방도 아닙니다작은 방이라고 부르는 사이즈가 보통 이 정도일건데.. 근데 이걸 고시텔 혹은 원룸텔이라고까지 부르죠? 고시원은 정말 죽지 못해 사는 공간입니다가보시면 여긴 진짜 오래 살만한 곳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고시원 고르실 때의 팁으로는 무엇보다도 햇빛 외창문 이 두 가지입니다.


  다 쓰고 난 뒤, 신림 고시원 쪽도 봤는데 무척 싸네요? 방도 두 배커지고 가격은 외창문있어도 17만원~18만원도 보이네요. 난 무슨 고생을 한 것인가... 서울이면 무조건 신림으로 가세요. 노량진, 신림이 유명해도 유명해지면서 그리 싸지지는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회전율이랑 공실 안나면서 수익을 잘 챙기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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